(2) 세계적으로 가장 불공정한 '한국의 공매도'를 바로 보자
외국인의 놀이터가 된 한국의 주식시장
외국인은 공매도 거래를 하면서 불법을 자행하는 일도 적지 않았다. 2010년부터 10년간 불법 공매도로 제재를 받은 금융회사는 101곳이며 이 중에서 외국계 금융회사가 94곳으로 93.1%를 차지했다.
금융위원회와 한국거래소는 공매도 관련, 2016년 6월 공매도 잔고 공시제도 도입, 2017년 3월 '공매도 과열종목 지정' 제도 시행 등이 있었으나 공매도 사건 사고가 끊어지지 않아 2021년 5월 3일 코스피 200과 코스닥 150 지수에 속한 350개의 중·대형주에 한해 공매도가 가능하도록 하였다.
그래도 개미 투자자에 의해 불법 공매도에 대해 적발, 처벌도 제대로 되지 않는다는 불만이 커지면서 금융당국은 ‘22년 7월 28일 금융위, 금감원, 대검, 한국거래소 등 관계기관 합동회의를 개최하고 공매도 세력에 대한 감시망 확충과 제도 보완을 발표하였다.
주요 내용으로는 관계기관 합동으로 ①불법공매도 적발·처벌 강화 ②공매도 제도 신속히 개선 등 표4와 같이 발표하였으나 여전히 개인 투자자와 외국인·기관간 불균형적인 형평성에 대한 불만을 만족시키지는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일례로 한국투자증권이 2017년 2월~2020년 5월까지 무려 938개사에 공매도 제한을 위반했으나 10억 원의 과태료 처분만 받을 뿐이었다. 금융당국이 제도 개선없이 처벌 강화만 외쳐봤자 과거와 마찬가지로 시간이 지나면 용두사미로 끝날 것으로 개미들은 알고 있기 때문이다.
<관계기관 합동회의 발표자료>
금융당국은 과거와 마찬가지로 불법을 저지른 위반자를 대상으로 공개하는 것은 금융실명법 위반사항으로 공개가 어렵지만 피해 종목은 공개하겠다고 입장만 밝혀 여전히 불법 공매도 기관을 보호하고 있다는 인상을 주고 있다. 경실련 차원에서는 불법 공매도에 대한 금융위원회 공표·공시의무를 신설하는 내용을 담은 '금융실명제 개정안'을 요구하고 있다.
국내 증권사가 공매도 위반에 따른 당국 조치를 받으면 그 사실을 사업보고서 등을 통해 공개하게 돼 있다. 자본시장법 제149조에 의해 국내 증권사는 처벌 사실을 사업보고서를 통해 공개하지만 외국인은 해당 사항이 없다. 이러한 외국인 투자자의 과잉보호로 공매도 시장은 외국인 놀이터라는 비아냥에도 금융당국은 요지부동이다.
금융당국이 외국인 놀이터가 된 불법 공매도를 개선하지 않는 이유중에 하나는 우리나라 증권시장을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국지수에 편입시키고 글로벌 스탠다드라면서 어쩔 수 없다는 논리로 불법 공매도의 제도적인 개선을 수십년 동안 방치한 것이다.
개미들이 금융당국에 요구하는 것은 다양하지만 사실상 하나로 요약된다. 담보비율을 조정하건 불법 공매도를 처벌하든 이러한 것은 곁가지에 불과하며 외국인·기관의 공매도 상환기간을 개미와 같이 제한해달라는 것이다.
금융당국이 예시로 들고 있는 미국도 법적으로 공매 상환기간의 만기가 없다고 한다. 일부는 맞고 일부는 틀린 사실이며 금융당국이 내용을 왜곡하여 호도하는 것이다. 미국은 기관끼리 대차거래시 3개월, 6개월, 1년 단위의 상환만기 조건으로 계약한다. 이에 따라 상환 만기기간 이내에는 리콜이 금지되지만 만기 이후 리콜 요청이 있는 경우 반드시 T+2일 안에 상환해야 한다. 따라서 우리나라와 같은 외국인·기관 투자자의 무기한 대차거래는 불가능한 상황이다.
개미들이 금융당국을 대상으로 왜곡된 경쟁상황을 개선하여 줄 것을 요청하였는데 금융당국은 외국인·기관의 공매도 상환기간을 제한하지 않고 오히려 개미들도 거래하는 증권사와 협의할 경우 거래를 연장할 수 있다고 하면서 개미와 외국인·기관이 동일한 조건에 놓여있다고 억지 주장을 하고 있다.
담보비율도 외국인·기관 투자자를 개미와 동일한 조건으로 요구하였는데 금융당국은 불공정한 규정을 고치지 않고 개미의 담보 비율을 낮추어 개미의 공매도 투자 기회만 확대한 것이다.
우리나라 금융당국은 개미들의 요구사항을 수렴한다고 호들갑을 떨면서 내놓은 정책들을 보면 한결같이 외국인·기관을 더욱 보호하고 그들의 자본을 키우는 개선책만 내놓고 있어 우리나라 금융당국은 과연 어디에서 세금을 받고 그 세금으로 자신들의 급여를 받고 있는지 망각한 사람들 같다. 차라리 미국 제도를 그대로 수입하고 고쳐 쓰자. 금융당국이 글로벌 스탠다드를 그렇게 좋아한다면 미국 제도를 직수입하는 것이 개미투자자도 원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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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 기자 다른기사보기